“면세점이 항상 더 싸다”는 통설은 절반만 맞습니다. 위스키 면세가는 세금 면제 효과가 있지만, 환율·공항 수수료·여행자 전용(1L)·프로모션 구성에 따라 내수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은 면세 가격의 구조, 브랜드별 비교 프레임, 실전 계산·구매 전략을 정리해 ‘진짜 이득’을 가려내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면세 가격의 구조와 착시: 세금 면제만으로는 답이 아니다 (면세 구조)
면세점 가격은 부가세·주세 등 일부 세금이 빠져 이론적으로 유리하지만, 그만큼 다른 비용이 얹힙니다. 공항 임차료·수수료, 글로벌 트래블 리테일(Travel Retail) 전용 패키징·물류비, 환율 변동이 그 예입니다. 특히 면세 전용 1L 용량은 ‘ml당 단가’가 유리하게 설계되기도 하지만, 모든 브랜드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떤 제품은 700ml 내수판이 행사·쿠폰·포인트 합산으로 더 저렴한 체감가를 만들기도 하죠. 그러니 “병당 가격”만 보면 착시가 생깁니다. 가격 비교는 항상 (판매가 ÷ 용량ml × 100) = 원/100ml로 통일하세요. 예를 들어 1L 82,000원(8,200원/100ml) vs 700ml 65,000원(9,285원/100ml)처럼 단위 환산을 하면 실질가가 선명해집니다. 또한 면세점은 ‘TR 전용(Travel Retail Exclusive)’ 구성이 많습니다. 병 모양·패키징이 화려하고 NAS(연수 미표기) 비중이 높은데, 풍미 방향은 분명하나 내수 12년급과 직접 비교가 불가합니다. 라벨에 캐스크·도수·여과(NCF)·색소 표기를 확인하며 내수 라인과의 포지션을 짚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율은 숨은 변수입니다. 현지 통화 결제·달러 고정가·카드 수수료까지 포함한 ‘실결제 환산가’를 계산해야 진짜 비교가 됩니다. 세금이 빠져도 수수료·환율·구성 차로 최종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면세 가격의 핵심 함정입니다.
브랜드별 비교 프레임: 어떤 라인이 ‘면세 메리트’를 주는가 (브랜드 비교)
브랜드 ‘가격’ 자체는 시점·공항마다 달라 최신 수치를 단정할 수 없지만, 카테고리별로 자주 보이는 경향은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블렌디드 스탠더드(예: Johnnie Walker Black 12, Chivas 12, Dewar’s 12)는 1L TR 구성이 흔해 원/100ml 기준으로 내수 700ml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이볼·온더록스용 데일리 병을 채우려면 면세 1L가 좋은 선택지입니다. 싱글몰트 12년급(예: Glenfiddich 12, Glenlivet 12)은 공항·행사에 따라 박빙입니다. 1L TR가 있으면 우위가 생기지만, 내수 마트 행사+카드 할인 조합이 더 좋을 때도 잦습니다. 셰리 계열 프리미엄(예: The Macallan 12 Sherry Oak)이나 희소 라인(피트 강한 아일라, 싱글 캐스크, 독립병입)은 면세에서 ‘항상 싸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수요가 높은 공항에서는 내수 행사보다 비싸거나 ‘TR 전용’으로만 구성돼 직접 비교가 어려운 일이 발생합니다. 버번·테네시 위스키(예: Maker’s Mark, Woodford Reserve, Jack Daniel’s 1L)는 면세 1L가 자주 풀려 하이볼·칵테일용으로 가성비가 좋습니다. 반면 일본 위스키(예: Hibiki, Yamazaki 계열)는 지역·시점별 희소성 탓에 ‘면세 메리트’가 크지 않은 일이 많고, 재고 편차도 큽니다. 요약하면, 데일리 블렌디드/버번의 1L는 면세 강점, 싱글몰트 12년은 상황별 박빙, 프리미엄·희소 라인은 ‘가격 유리’보다는 ‘재고 접근성’이 장점인 경우가 잦습니다. TR 전용 NAS는 패키징·용량 메리트를, 내수 12/15/18년은 ‘연수·설계 투명성’을 강점으로 보며 선택하세요.
실전 구매 전략: 계산 루틴·면세 한도·체크리스트로 실패 줄이기 (구매 전략)
실전에서는 간단한 루틴만 지켜도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첫째, 후보를 내수·면세 각각 2종씩 세우고, 원/100ml로 비교하세요. (면세 판매가×환율/용량×100) vs (내수 판매가/용량×100)처럼 ‘단위 환산’ + ‘환율 반영’이 핵심입니다. 둘째, 구성 가치를 빼놓지 마세요. 1L 대용량, 글라스·미니어처 포함 세트, 기내용 안전 포장, 사은품은 체감가를 바꿉니다. 셋째, 라벨 정보를 확인합니다. 분류(Single/Blended/Bourbon), 연수 or NAS, ABV(40~43% vs 46%+), 캐스크(버번/셰리/와인/럼), NCF/Natural Color, Single Cask/Small Batch 여부. TR 전용은 연수·피니시를 중심으로 내 취향과 매칭하세요. 넷째, 면세 한도·신고를 준수하세요. 국가별 면세 허용량·액수가 정해져 있어 초과분은 신고·세금 대상입니다. 다섯째, 병 컨디션을 바로 점검해 파손·누수에 대비합니다. 개봉 시기는 도착 후 24~48시간 ‘휴식’을 주면 흔들림으로 인한 알코올 자극이 가라앉습니다. 여섯째, 보관은 세워서·서늘하고·어두운 곳이 원칙이며, 개봉 후 잔량이 30% 이하가 되면 100~200ml 갈색 소병으로 나눠 향을 지키세요. 마지막으로, 데일리 한 병은 면세 1L로, 감상용 한 병은 내수 행사·전문 매장의 컨디션·상담으로—이 ‘2축 포트폴리오’가 평균 만족과 비용을 동시에 잡는 가장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언제나 법정 음주 연령 준수·음주운전 금지·책임 있는 음주를 지키는 것이 기본 예절입니다.
정리: 면세점이 ‘무조건 저렴’하진 않습니다. 데일리 블렌디드·버번의 1L는 이점이 크지만, 싱글몰트·프리미엄은 내수 행사와 박빙입니다. 원/100ml·환율·구성으로 비교하고, 한도·보관까지 챙기면 진짜 이득만 골라 담을 수 있습니다.